기사본문
한미 랩스커버리, 희귀병 등 파이프라인 확대 의미
입력 2017-01-16 09:13 수정 2017-01-16 10:33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LASCOVERY)기술을 이용한 희귀병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공개한 것, 또한 의혹을 받았던 '랩스커버리 스케일업+상업화'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로 2015년 11월 사노피, 얀센과 잇따라 향후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5조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켜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얀센에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인 'JNJ-64565111'의 임상진행 상태가 환자모집에서 환자모집유예로 바뀌면서, 랩스커버리 기술에 문제가 있는게 아느냐는 의혹이 제기됬다. 연이어 사노피가 체결한 퀀텀프로젝트(당뇨약 3개)의 기술수출 계약 중 1개 제품의 권리가 반환하면서,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기술의 대량생산 가능성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공개, 스케일업 문제가 해결됐음을 언급하면서 랩스커버리 생산문제에 대한 논란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이프라인 확대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 그 이유는 첫째, 생체 활성조절물질인 효소에 적용하면서, 랩스커버리 기술의 가능성을 '지속성 효소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herapy)'으로까지 확대했기 때문. 둘째는 약효지속 플랫폼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향후 시장성 가치가 크다고 평가받는 희귀병치료제에 접목한 첫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한미약품이 발표한 희귀병치료제는 무엇일까? 또 신약으로써 가능성은? 이 사장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자.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효소는 알파갈락토시다아제A (alpha-galsidaseA)로, 유전적 요인으로 세포에 알파갈락토시다아제A가 결핍돼 파브리병(Fabry disease)이 발병하는 것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안에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지고, 또 리소좀이라 불리는 세포쓰레기통에서 분해되면서 항상성을 유지한다. 알파갈락토시다아제A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당지질(phospholipid)과 당단백(glycoprotein)을 분해하는 물질로 파브리병 환자에서 효소가 결핍되면서 리소좀 내에 축적이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파브리병은 리소좀 축적 희귀질환(LSD)로 분류되며, 신장.신경을 포함한 주요장기에 노폐물이 축적되면서, 신경통증, 장기손상을 포함한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다행히도 파브리병이 적절한 시기에 발견될 경우, 부족한 효소인 알파갈락토시다아제A를 공급해주는 효소대체요법이 일차적으로 쓰인다. 큰 부작용은 없지만, 평생동안 투약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ERT요법에 적용한 것이다.
실제 전임상결과는 어땠을까? 이 사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발표에서 약물흡수, 분포 등의 약물지속효과를 나타내는 약동학(PK)데이터를 제시했다.
전임상 결과 기존 파브리병 치료제 파브라자임과 비교해 LAPS-agalsidase에서 AUC(area under the curve, 혈중농도 곡선면적)가 100배 이상 확대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 치료제는 주입 후 파브리자임은 빠르게 분해되는 반면, LAPS-agalsidase는 7일까지 안정적으로 일정농도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즉, 효소노출시간이 길어지면서 효능이 커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향후 피하주사투여가 가능한 형태로 개발을 염두해 두고 있으며, 기존 약과 대비해 지속력을 획기적으로 늘렸기에 "best-in-class"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