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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동반자 '프로티움' 500억 수주 "남다른 이유"

입력 2026-06-19 06:33 수정 2026-06-19 10:0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2021년 설립후 이번달 누적 수주액 500억 돌파..고객사中 비상장 바이오텍 70%, 시총 1조 이상 대형제약사 10% "트렉레코드 축적"..작년 하반기부터 CDO '턴키계약' 급증, 올해 매출액 180억~200억 전망..바이오시밀러 CDO "경쟁력, 경동제약 이어, 곧 추가계약 기대"

생태계 동반자 '프로티움' 500억 수주 "남다른 이유"

▲안용호 프로티움사이언스 대표, 출처=김성민 기자 촬영

프로티움 사이언스(Protium Science)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생태계 동반자’로, 기존 CDMO 회사와는 다르게 분석 역량을 강조한 ‘CDAMO’ 모델을 표방하면서 궂은일까지 도맡아, 이제는 설립 5년만에 이번달 누적 수주액 500억원을 달성한 회사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프로티움을 거쳐 간 고객사는 130여개로, 거의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텍 10곳 중 1곳과는 인연이 있는 것이다.

아직 임상개발 경험이 부족한 바이오텍에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는 생소한 주제로, 이는 글로벌 빅파마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7월 정보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시판허가를 받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최종보완요구서(CRL) 200건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놀랍게도 51%가 CMC와 제조이슈로 인한 승인거절 사유에 해당했다. 신약 후보물질의 CMC는 비임상 단계부터 고려돼야 한다. 특히 항체 등 바이오의약품은 데이터 패키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70~80건의 분석이 필요해, 규제당국 승인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이오텍이 초기부터 CMC 인력이나 노하우를 내재화하기는 어렵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프로티움은 지난 2021년 티움바이오(Tiumbio)의 혈우병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을 가진 공정개발팀(CMC팀)에서 스핀오프(spin-off)해 설립됐다. 제약·바이오 업계 종사자라면 기억할 수밖에 없는 시기로,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고 바이오 산업이 가장 호황기를 이뤘던 막바지 시점이다. 이후 코로나 버블이 터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는 지난 4~5년간 펀딩 침체기라는 지난한 시간을 견뎌왔다.

프로티움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용호 프로티움 대표는 최근 판교 본사에서 진행된 바이오스펙테이터와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을 논의할 때만 해도 굉장히 좋은 환경이었다. 설립 이후부터 바이오텍의 자금난이 시작됐고 2023년 처음 머스트바이오(Mustbio)와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y) CDO 계약을 체결해 그해 3건의 딜을 체결했다”며 “그러나 2024년부터는 완전히 암흑기였고, 다음해까지 마이너스가 계속 쌓이면서 10월 정도까지 수주 진척이 없으면, 회사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지경까지 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23년 4월 프로티움에 합류했고, 이전 LG생명과학, 한화케미칼, 삼성바이오로직스, 아키젠바이오텍에서 30년 이상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 베테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재직시절 CDO 조직을 설립해 일찍이 국내 바이오텍의 초기 CDO 수요와 어려움을 피부를 체감했다. 합류 직전 신약개발 바이오텍에 참여했다가 회사를 접은 경험도 있다. 그러나 안 대표가 프로티움에 합류한 시기에 거의 대부분의 바이오텍이 자금을 줄이기 위해 인력, R&D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었고, 자력으로만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반등이 시작된다. 지난해 하반기 6건의 턴키(turn-key, 세포주 개발부터 IND까지 전과정 지원) 계약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고, 올해 상반기도 잇따라 수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목표 매츨액을 180억~200억원으로 전망한다. 전년대비 100% 성장이다. 안 대표는 “어려운 시기 우리의 역량(capability)을 높일 수 있는 연구들을 많이 진행해왔다”며 “분석은 글로벌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이제는 개발 공정개발 쪽에도 역량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프로티움이 경쟁하는 CDMO 회사에게 승부는 결국 ‘트렉레코드(track record)’로, 그런면에서 프로티움은 이제 그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 현재 프로티움 고객사의 70%가 비상장 바이오텍이고, 이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형 제약사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비공개 고객사가 임상1상 단계의 항체 에셋을 글로벌 빅파마에 라이선스아웃(L/O)한 케이스도 생겼다. 프로티움은 해당 물질에 대해 IND 승인을 위한 물질특성(characterization) 분석과 동등성 평가(comparability study), GMP 완제의약품(DP) 품질검증 등을 수행했다. 또다른 예로 중국 CDMO에 대한 리스크를 경험하고, 프로티움을 선택한 사례도 있었다. 저가전략의 CDMO와 계약을 했다가 커뮤니케이션, 품질이슈, 계약조건 변경 등으로 결국 프로티움을 찾아왔다.

프로티움의 CDAMO 모델은 바이오텍에 더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조익현 프로티움 부사장은 “다른 CDO 회사는 계약이 되면 물질을 받아 공정개발에 들어가지만, 프로티움은 CDO 계약 이전부터 해당 물질이 정말 제품(drug)으로서 CDO 개발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이전 식약처 가이드라인 자문위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 바이오의약품 특성분석 및 분석법 개발을 25년 이상 진행한 전문가다.

이중항체나 삼중항체와 같이 약물 모달리티(modality)가 복잡해지면서,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는 “단백질 디자인을 잘못하는 경우 CDO 계약후 과제가 한창 진행된 후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객사 입장에서는 누구한테 물어보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프로티움은 고객사의 물질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해, 선제적으로 초기 물질이 제품으로 개발될 수 있는지(druggability)에 대한 리스크 평가분석(risk assessment), 어떻게 약물을 최적화(optimization)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티움은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약물항체비율(DAR), 순도(purity), 혈장 안정성(serum stability) 등에 대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ADC에 대한 공정개발 역량도 늘려가고 있다. 국내 ADC CDMO에 대해 수요에 대한 질문에, 안 대표는 “ADC 약물의 경우 개발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기 때문에 체감상으로는 몇 명의 플레이어로 좁혀지는 인상이다”고 답했다.

프로티움의 또다른 강점은 바이오시밀러다. 2가지 현상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 향후 몇 년간 글로벌에서 ‘키트루다’, ‘옵디보’, ‘듀피젠트’, ‘스카이리지’, ‘다잘락스’ 등 2세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3세대로는 ADC, 비만, 면역항암제 등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바이오시밀러의 임상3상을 조건부 면제하고, 미국도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임상개발 측면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차세대 핵심 사업군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하며 이전 셀트리온 출신의 홍승서 BS사업본부장은 영입했고, 이번달 중국 CDMO 차임 바이오로직스(Chime Biologics)와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CDMO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도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스카이리지 바이오시밀러 등 임상1상을 시작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계속해서 국내 제약사가 뛰어들고 있다. 조익현 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망에 대해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부사장은 “임상3상 비용이 부담이 큰 부분이었는데 개발 비용과 기간이 단축될 수 있어 많이 접근하는 것 같다”며 “다만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본 사람은 신약보다 어렵다고 얘기하는데, 신약은 일정 수준의 수율(titer)이 나오고 안전성이 확인되면 된다.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일정 범주에 부합하는 퀄리티의 의약품을 생산해야 되기에 까다롭다”고 말했다. 즉 고도의 노하우와 기술력, 규제 대응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다.

프로티움은 특성분석, 공정개발, 사업전략 등 영역에서 바이오시밀러에 풍부한 팀이 포진하고 있다. 프로티움은 첫 계약으로 지난해 10월 경동제약(KyungDong pharm)과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경동제약은 기존에 합성의약품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중 프로티움과 차세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조 부사장은 “중견 또는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는 인풋(input)을 적게 들이고, 아웃풋(ouput)으로 일정 수준이 수익이 날 수 있는 모델이다. 틈새시장만 잘 찾는다면, 기존 제네릭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고, 그런면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올해 경동제약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 CDO 계약이 거의 임박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면이 있다고 했다. 프로티움은 그동안 어려웠던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환경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회사를 이끌어왔다는 것. 현재 60명에 가까운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안 대표는 “프로티움의 창립 이념은 스타트업, 바이오텍이 힘들게 신약개발을 하는 것을 돕자는 의미에서 설립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인원을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지금까지 왔다는 점을 업계에서 꼭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프로티움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barometer)”라고 했다. 그런만큼 안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부터는 펀딩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연습게임이었다고 본다”며 “물론 다른 CDMO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문제가 해결이 안되거나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갈지 모를 때 프로티움을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태계 동반자 '프로티움' 500억 수주 "남다른 이유"

▲안용호 프로티움사이언스 대표, 출처=김성민 기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