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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도 임상중단'..글로벌 파마 CETP 억제제 개발 일단락
입력 2017-10-26 15:05 수정 2017-10-26 15:28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최근 머크가 CETP 억제제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의 상업화를 포기한데 이어, 2017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암젠도 CETP 억제제인 'AMG 899'의 임상개발을 중단한다. 2015년에 Dezima Pharma로부터 인수한 약물로 3억 달러의 선입금을 포함해 총 15억50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계약이었다.
암젠이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글로벌 파마의 CETP 억제제 개발이 일단락 됐다. CETP는 글로벌 파마가 20년간 주목했던 타깃임에도 불구하고 CETP 억제제 개발이 연이어 실패했다. 2006년 화이자의 토세트라핍(torcetrapib) 임상에서 사망자가 발생해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면서 임상3상이 중단됐고, 이후 2012년에는 로슈의 달세트라핍(Dalcetrapib) 이어 릴리의 에바세트라핍사(Evacetrapib)는 약물효능이 충분치 않았다.
이제 CETP 억제제를 개발하는 회사는 얼마 남지 않았다. DalCor Pharmaceuticals는 2012년 실패했던 로슈의 달세트라핍을 인수해, AA 유전자형을 가진 심근경색증(Acute Coronary Syndrome)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재설정해 2015년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NCT02525939).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CETP 억제제인 'CKD-519'로 지난해 호주 임상2상을 시작했다. 이외 종근당은 1세대 CETP 저해제의 주 1회 투여로 복용편의성 및 약물효능을 개선한 2세대 CETP CKD-508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연이은 임상실패로 업계에서는 CETP라는 타깃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제까지의 CETP 억제제가 공통적으로 고밀도지단백(HDL)을 유의미하게 높였음을 지적하면서, HDL을 높이는 접근방법이 실제 심혈관계질환을 나타낼 위험을 줄이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CETP는 혈장단백질로 콜레스테롤에스테르와 중성지방의 운반을 촉진해 고밀도지단백(HDL)의 콜레스테롤에스테르와 교환하는 역할을 한다. CETP 억제제는 몸에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낮추고 몸에 유익한 고밀도지단백을 높이는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