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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거, 알츠하이머병 신약 'PDE9 억제제' 임상2상 중단
입력 2018-02-12 06:37 수정 2018-02-12 06:37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또 하나의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이 중단됐다.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PDE9A 억제제(PDE9A inhibitor)인 'BI409306'의 임상2상을 중단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총 457명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에서 12주간 약물을 투약했을 때, 위약(도네피질)과 대비해 BI409306는 인지기능 향상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베링거는 임상2상의 탑라인 데이터(top line data)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효능충족점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결정내렸다.
BI409306은 뇌에서 병리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타우를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을 회복시켜 주는 용도다. 그중 흥분성 신경전달에 핵심적인 글루타메이트 신경전달(glutamergic transmission)을 회복시켜주는 약물이다. 베링거 연구진은 이전 알츠하이머병 동물실험 데이터에서 PDE9 억제제를 투여함에 따라 시냅스 가소성 및 기억을 개선했으며, 다른 PDE(phosphodiesterase) 효소도 인지기능 향상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Jan Poth 베링거 CNS 질환 책임자는 "실망감은 과학에서 일상적인 경험이지만, 임상에서의 결과는 뇌기능을 이해하고 향후 이분야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BI409306의 약물로서 가치검증은 아직 끝난게 아니다. 베링거는 임상2상에서 정신분열증(schizhophrenia), 정신병을 완화하는 용도로 BI409306을 테스트하기 위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밖에도 베링거는 현재 중간단계(mid phase) 에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585명을 대상으로 GlyT1 억제제(glycine transporter-1 inhibitor)인 'BI 425809'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BI 425809는 이번 임상에 실패한 BI409306 보다 글루타메이트 회로를 더 효과적으로 개선한다고 베링거가 증명한 물질으로 2020년에 임상을 끝낼 계획이다.
PDE 계열 약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회사로 Tetra 테라퓨틱스는 알츠하이머병을 적응증으로 PDE4D 억제제인 'BPN14770'로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임상 단계로 PDE4B 억제제인 'TDP101'를 테스트하고 있다. BPN14770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외에도 Fragile X, 외상성뇌질환(TBI, traumatic brain injury)에서 임상1상을진행하고 있는 약물이다. Tetra는 이전 동물실험에서 쥐에 PDE4를 경구투여함에 따라 기억형성에 핵심적인 신호전달과정인 cAMP/protein kinase A/pCREB 시그널링이 활성화됨을 증명했다. 그러나 베링거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PDE 억제제 계열의 임상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