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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임상시험센터 구축, 신약개발 성공률 높인다

입력 2018-02-23 13:36 수정 2018-02-23 13:36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스마트 임상시험 핵심 플랫폼 구축 추진단' 출범..환자 모집·IRB 심사 공유 시스템 등 올해 성과

#A바이오텍은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시험을 위해 '스마트 임상시험센터'에 접속했다.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자 임상 수행이 가능한(적합한) 병원과 의료진, 환자군 정보 등이 나왔다. 병원과 의료진의 임상시험 참여의사를 묻는 것과 다기관 IRB(생명윤리위원회) 신청도 클릭 한번으로 완료했다.

#희귀질환 환자 B씨는 '스마트 임상시험센터'를 통해 자신이 앓는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임상이 진행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스마트 임상시험센터가 가진 빅데이터 의료정보를 활용해 B씨는 약간의 문답만으로 임상 참여를 확정했다. 병원에 가는 것은 의약품을 투여받기 위한 3회가 전부였고 임상시험 진행과정에서의 스케줄 알림부터 부작용 정보보고까지 모두 모바일로 진행됐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임상시험을 혁신하기 위한 '스마트 임상시험센터 구축 사업'이 올해 국내에서 본격화된다. 임상시험의 효율은 높이고 비용과 시간은 단축시켜 궁극적으로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국내 임상시험 강국이라는 위상 역시 강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임상시험글로벌사업단(KCGI)은 22일 서울대병원, 전북대병원, 연세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의 임상시험 핵심 연구자들이 추진위원 및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가운데 ‘스마트 임상시험 핵심 플랫폼 구축 추진단’을 공식 출범했다.

추진단은 앞으로 스마트 임상시험센터 구축을 위해 ▲임상시험 실시기관 내 통합정보 기반의 차세대 임상시험 관리 시스템(i CTMS, innovative Clinical Trial Management System) 개발 ▲EMR 정보를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의 Smart 임상개발지원 시스템(CDSS, Clinical Development Supporting System) 개발 ▲인공지능형 국가 임상시험 자원 통합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임상시험 관련 시스템 및 솔루션이 통합된 CTMS와 EMR이 연계된 클라우드 기반의 CDSS를 병원 내에 구축하고 이를 연계한 통합시스템 플랫폼을 통해 병원 간의 임상시험 데이터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KCGI는 올해 우선 ▲임상시험 대상 환자 모집시스템 ▲ 스마트 임상개발지원 시스템 ▲ IRB 심사 공유시스템 ▲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등 5개 영역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2018년 임상시험 융복합 기술개발 과제 3개를 공모해 최종 선정했다. KCGI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과제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개별 병원으로 플랫폼을 확산하는 노력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임상시험 핵심 플랫폼 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ICT등을 활용해 병원 내 모든 임상시험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임상시험센터'가 가능해진다. 임상시험 대상자의 데이터로 임상시험 등록 시간을 단축하거나, 임상시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합한 환자 여부를 사전에 검토해 임상시험 성공률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임상시험센터 구축, 신약개발 성공률 높인다

▲해외의 디지털 기반 임상시험 시스템 혁신 사례. https://www.slideshare.net/saamabiz/leverage-big-data-analytics-to-enhance-clinical-trials-from-planning-to-execution

또한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양질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한 임상의료정보 및 다학제적 연구자 자문을 제약회사에 제공함으로써 신약개발 목표 시장 분석, 임상개발 전략수립 및 연구설계 지원이 가능해져 국내 바이오제약회사의 신약개발 역량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바이오제약회사 및 CRO 회사들의 오랜 숙원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동안 IRB심의 과정에서 행정 중복으로 고충을 겪었던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플랫폼을 통해 ‘IRB상호인정제’ 시행 기반을 마련한다. 한 개의 임상시험 과제에 대해 그 동안 수십 여 개의 병원에 각각 IRB 심의 신청을 하던 것을 이제는 한번의 신청으로 나머지 병원의 IRB가 심의 결과를 공유하게 된다. 미국 NIH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SMART(Streamlined, Multisite, Accelerated Resources for Trials) IRB허가 프로그램’이 모델이다.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성도 대폭 강화된다. 임상시험 참여 도중 부작용 발생 시 이를 감지해 즉각 연구자에게 전송하고 이 정보들은 병원 간에도 연계된다. 또한 응급 상황에서도 임상시험 참여기관이 아닌 본인에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더라도 데이터 연계로 임상시험 참여 상황이 확인되며, 담당 임상시험 연구자에게도 환자의 상황을 전달해 즉각적인 처치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임상시험시스템을 혁신하려는 노력은 신약개발 R&D 비용 효율화 움직임과 맞물려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 임상시험의 비효율을 제거해 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KCGI의 박민수 단장은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모듈들이 있는데, 가장 크게 기대되는 모듈은 모바일, 센서, IoT 등을 연결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 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면서 "임상시험 대상자의 안전관리 강화 및 임상시험 참여 편의성 증대할 수 있는 이러한 기술 개발로 결국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상자 및 환자들이 가장 크게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KCGI 주관연구기관인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의 지동현 이사장은 “스마트 임상시험 기술 경쟁력 확보는 우리나라 임상시험산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그간 임상시험 수행 능력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임상시험 산업 자체가 직면한 문제들을 이 사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