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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바이오 쏠림현상, But 매력 여전..해외기술 확보 기회"

입력 2018-07-18 14:51 수정 2018-07-18 14:51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가 말하는 국내 바이오투자 현황.."상장제도 다듬어야"

최근 바이오투자 쏠림현상으로 바이오기업의 가치(valuation)가 높아졌지만 바이오기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히려 높은 기업 가치를 활용해 외국에 있는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된 ‘KAIST CHIP 2018 Global Advisory Workshop’에서 "최근 한국 바이오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보니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있다. 현재의 높은 기업 가치를 강점으로 활용해 우수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가 17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된 ‘KAIST CHIP 2018 Global Advisory Workshop’에서 ‘한국바이오벤처 투자현황과 가치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가 17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된 ‘KAIST CHIP 2018 Global Advisory Workshop’에서 ‘한국바이오벤처 투자현황과 가치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바이오·의료 산업에 투자된 벤처캐피탈 자금의 비중은 전체의 7.4%(933억원)에서 2017년 15.9%(3788억원)로 크게 증가했다. 2018년에는 5월기준 24.2%(3124억원)가 바이오에 투자됐다. 바이오스펙테이터가 집계한 통계에서도 올해 상반기동안 바이오기업 40곳이 총 75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바이오회사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443개의 신생 바이오벤처가 설립됐다. 수치만 봐도 최근 몇 년간 바이오투자 집중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바이오투자에 열광하는 걸까? 한국 바이오산업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학계와 기업, 훌륭한 임상연구 환경이 조성돼있으며 대규모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고, 정부지원도 든든한 편이다. 무엇보다 국내기업이 코스닥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임 전무의 설명이다.

특히 2005년 마련된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유망기업이 기술평가를 활용해 코스닥시장 진입을 가능케하면서 적자상태인 바이오기업이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임 전무는 “현재까지 40개 기업이 기술특례로 상장됐으며, 공모를 통해 8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제넥신, 바이로메드와 같은 유니콘 회사가 탄생한 것도 이 덕분이다”면서 “기술특례는 벤처캐피탈의 수익도 발생시켜 바이오투자 활성화에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7월 16일 기준 바이오기업 다수가 코스닥 시가총액의 상위권에 해당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바이로메드, 제넥신을 비롯 시총 20위 중 9개가 바이오기업이다.

한국 바이오투자 열풍이 불면서 회사의 몸값도 급등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기업의 가치를 분석할 만한 객관적인 통계자료는 없는 상황. 대신 임 전무는 인터베스트의 내부 투자분석 통계를 바탕으로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인터베스트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28개기업에 693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투자시 기업 시가총액의 평균은 약 265억원이었으나 2018년 64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단순비교를 하자면 평균 기업가치가 3년새 2.45배 상승한 것이다.

최근 기업가치가 급등한 배경에는 벤처투자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 신규 자금원이 증가하면서 투자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임 전무는 “올해 4월 판매 시행된 코스닥벤처펀드가 흥행몰이를 하면서 비상장 바이오벤처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기업과 투자자간 성장계획 및 기업가치를 미리 수립하고 투자펀딩을 받는 구조도 두번째 이유로 꼽았다.

임 전무는 “최근 바이오기업의 몸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바이오는 아직 투자할 만하다”면서 “그 이유는 투자시기와 상장시기 시장으로부터 평가받는 시가총액의 차이가 여전히 3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국내 바이오기업 투자 현재 모습이다.

그는 바이오투자 현황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바이오산업의 활성화를 이끈 기술특례상장 제도이지만 여전히 기술평가 기준에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성 평가는 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이크레더블과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 2개 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 BBB등급 이상을 받으면 통과된다. 이후, 회사의 양적 질적 심사과정을 거쳐 기술 전문가 및 상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심사를 한다.

임 전무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객관성 및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기술평가학회까지 창립됐다”면서 “평가기관을 바꾸는 것보다 획기적인 기준을 마련해야한다. 벤처캐피털로부터 연속투자를 받은 바이오벤처의 경우, 검증 완료됐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남은 과제는 혁신적인 바이오기업의 상장이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코스닥벤처펀드가 만들어졌지만 그 중 30%가 공모자금으로 사용되도록 할당돼있다. 현재 1조원의 자금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000억원 이상의 메가 신규상장(IPO)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