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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적응증 확대 실패
입력 2019-07-31 06:08 수정 2019-07-31 06:08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노바티스(Novartis)의 심부전(heart failure) 치료제 ‘엔트레스토(Entresto, 성분명 sacubitril/valsartan)’가 구혈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적응증 확대에 실패했다.
노바티스는 엔트레스토의 구혈률 보존 심부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3상(PARAGON-HF, NCT01920711)에서 심혈관 사망자 수, 심부전 입원 수가 기존 치료제 ‘발사르탄(valsartan)’ 보다 줄어들지 않아 1차 종결점 충족에 실패했다고 지난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바티스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엔트레스토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이전 결과와 일치했으며, PARAGON-HF 연구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오는 9월 파리에서 열릴 2019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Congress)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차이(John Tsai) 노바티스 CMO(Chief Medical Officer)는 엔트레스토는 PARAGON-HF 연구에서 미세한 차이로 종결점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향후 보완을 통해 엔트레스토의 구혈률 보존 심부전 치료효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전세계 2600만명이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긴 심부전으로 충분한 양의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는 불충분한 혈행으로 인해 과도한 피로감, 다리 부종을 보이며, 흉막 삼출, 폐 부종으로 인한 호흡 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심부전의 원인으로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고혈압,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심장판막질환, 감염으로 인한 심근손실 등이 있으며, 원인불명의 심근병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심부전은 구혈률 감소 심부전(heart failure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과 구혈률 보존 심부전으로 분류한다. 구혈률 감소 심부전은 심장의 좌심실 수축기능이 저하된 심부전으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s, ACEI), 베타차단제(beta-blocker) 등 약효가 입증된 치료제가 출시됐다. 좌심실의 수축기능이 정상임에도 심부전이 나타나는 구혈률 보존 심부전은 확장기능저하(diastolic dysfunction)를 발병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발병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구혈률 보존 심부전 환자 수는 심부전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약효가 입증된 치료제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을 심부전 치료제로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발사르탄을 심부전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시험에서 심부전 증상 개선 효과가 일정하게 관찰되지 않았으며, 부작용으로 심부전을 일으킨 사례가 있어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엔트레스토는 네프릴리신(neprilysin)을 억제해 체내 혈액량을 늘리는 사쿠비트릴(sacubitril), 안지오텐신 II(angiotensin II) 수용체를 억제해 혈관 수축을 막는 발사르탄 병용제다. 네프릴리신은 체내 혈액량 감소에 관여하는 심방 나트륨이뇨 펩티드(atrial natriuretic peptide, ANF)를 분해하며, 안지오텐신 II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2015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구혈률 감소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을 허가받은 엔트레스토는 혈관을 이완시키고 체내 혈액량을 늘려 좌심실 박출량(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바티스는 엔트레스토의 연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구혈률 보존 심부전 적응증을 추가할 경우 5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