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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KRAS 타깃' 항암제 개발위한 3가지 접근법
입력 2016-12-21 10:01 수정 2019-08-01 09:33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항암제 개발 노력 중 난제로 꼽히는 ‘KRAS’ 타깃 항암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기술들이 소개됐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20일 판교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모임에서 ‘KRAS 저해 항암제 도전 30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항암제에서 중요 인자로 여겨지는 RAS 타깃 저해 항암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와 현재 연구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RAS는 인체 내에서 종양 형성에 관여하는 종양 유전자로 HRAS, NRAS, KRAS 세 분류로 나눌 수 있고 각각의 유전자는 GTP(Guanosine triphosphate)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형성한다. RAS단백질은 세포증식인자 등의 세포 밖 신호의 하위 개념으로 SOS 등의 GDP-GTP(Guanosine diphosphate-Guanosine triphosphate)교환반응촉진인자에 의해 활성화가 이뤄진다.
전체 암 환자의 30%에게서 RAS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췌장암의 경우, 돌연변이형이 100% 발현한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RAS유전자에 의해 형성된 단백질은 계속 GTP와 결합해서 활성화된 상태로 유지되면서 종양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유발하게 된다. 이 대표는 “요즘 많이 사용되고 있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억제 항암제를 사용해도 EGFR의 하위 개념인 RAS가 돌연변이로 인해 계속적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종양의 증식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RAS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번째로 RAS와 GTP의 결합력이 매우 강력해서 합성신약을 통해 결합을 해지하려면 고농도의 약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약물 사용의 농도는 독성반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두번째로 RAS단백질이 가지는 특유의 구조 형태로 인해 약물이 반응하는 위치로의 접근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RAS 단백질이 세포막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다. 항체의 경우 세포 바깥 부분의 항원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포 안쪽의 물질과의 반응이 힘들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항암제의 뛰어난 타깃으로 작용할 수 있는 RAS 저해 치료제의 개발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승주 대표는 RAS단백질 중에서도 KRAS를 예시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인 방법들을 소개했다.
첫번째로 KRAS단백질이 활성화될 때 반응하는 꼬리부분에 작용하는 FTase(효소의 일종)를 억제함으로써 활성을 막는 방법이 있다. 이 대표는 "FTase의 대체 작용을 하는 효소가 있어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이를 링커 기술에 적용해서 ADC(Antibody-Drug Conjugate)를 연구하는 바이오텍이 있다"고 소개했다.
두번째로는 각각의 단백질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방법을 이용해서 KRAS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포 안쪽을 통과해서 들어가는 항체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이승주 대표가 김용성 아주대 교수와 공동 창업한 오름테라퓨틱가 개발 중인 KRAS 저해 항암제가 바로 이 접근법을 이용하는데 김 교수가 개발한 항체의 특정 도메인(domain)을 교체하는 제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ADC와 같은 방식의 내포작용(endocytosis)으로 세포 안으로 들어간 항체의 VL도메인이 막주머니(Endosome)의 낮은 pH에 의해 분리가 이뤄지고 이 분리된 부분이 Endosome을 빠져나와 세포질 내로 분비된다. 세포질로 나온 항체의 VL도메인이 KRAS와 반응해서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 대표는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서 항체가 세포 안으로 잘 통과하는 것은 물론이고, 항체 VL부분이 세포질 내에서 좋은 효율성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는 환자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접근이 어려운 타깃에 계속 도전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