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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옵코, 지속형 성장호르몬 임상3상 실패
입력 2017-01-02 18:26 수정 2017-01-02 18:26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화이자-옵코의 1주형 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hGH-CTP, MOD-4023)가 임상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옵코헬스(OPKO Health)는 지난달 30일 성인 성장호르몬 결핍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1차 충족점인 지방량(Fat mass, FM)을 감소시키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FM 값에서 몇명의 환자가 이상값(outlier)을 나타낸 것이 1차 충족점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더 면밀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장 호르몬에 의해 분비가 촉진되는 혈청내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I) 농도에는 플라시보 그룹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했다.
화이자-옵코는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GDH, growth hormone deficient) 환자에서 화이자 1일 성장호르몬 치료제인 지노트로핀(Genotropin) 대비 hGH-CTP투약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단, 성인환자와는 다르게 소아환자에서는 연평균 키성장이 1차 충족점이다.
MOD-4023는 이전 소아환자에서 연평균 12.2-13.6cm 성장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열린 ENDO학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임상 2상에서 MOD-4023를 53명 GHD 소아환자에게 투약(0.25, 0.48 and 0.66 mg/kg/week)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보이지 않았으며, 주입부위 면역반응을 포함한 안전성, 내약성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한편, 옵코의 지속형 CTP(C-terminal peptide)기술은 임신유지에 필요한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CG, chorionic gonadotropin)이 가지는 긴 반감기에 착안한 것으로 28개의 아미노산과 당사슬로 연결된 구조를 갖는다.
경쟁사로는 Ascendis, Novo Nordisk 그리고 국내에서는 제넥신, 알테오젠이 1주형 지속형 성장호르몬을 개발 중이다. 이외 Versartis와 제넥신이 2주형 지속형 성장호르몬을 개발 중이다. 제넥신과 한독이 공동개발 중인 GX-H9은 현재 소아, 성인환자에서 유럽∙한국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또한 최근 FDA로부터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 받았다. 알테오젠은 자체 지속형 A1AT기술을 접목한 성장호르몬으로 작년 12월 국내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 IND를 신청한 상태다.
임상진행 속도가 빨랐던 화이자-옵코 지속형 성장호르몬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텍의 "first-in-class"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글로벌 제약사들이 알부민융합, Fc융합, PEGylation을 이용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개발에 도전했으나 임상에서 낮은효능 또는 독성을 문제로 임상에 실패한 것.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지속형 성장호르몬은 다른 지속형 후보물질에 비해 치료범위(therapeutic window)가 좁아 매우 까다로운 대상이다. 이에 지속형 호르몬은 독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능을 유지하면서 환자 투여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