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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硏, '내성극복 항암제' L/O 4년만에 첫 투여 "이정표"
입력 2026-01-19 12:24 수정 2026-01-19 12:24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수봉 화학연 박사(오른쪽 두 번째) 연구팀
한국화학연구원(KRICT)이 국내 바이오텍 카나프테라퓨틱스(Kanaph Therapeutics)와 연구 초기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해 공동으로 개발한 내성 항암제 후보물질 EP2/4 저해제 ‘OCT-598(KNP-502)’이 기술이전 4년만에 임상1상 첫 환자 투여를 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 속에서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상업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일명 ‘신약 개발 이어달리기(Relay Research)’의 성공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OCT-598의 임상개발 진전에 따라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있다.
앞서 화학연은 지난 2021년 11월 카나프테라퓨틱스에 OCT-598 권리를 라이선스아읏(L/O)했고, 바로 다음해 3월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코스닥 상장사 오스코텍(Oscotec)에 OCT-598을 기술이전했다. 오스코텍은 기존 표준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기전의 EP2/4 저해제 임상개발을 본격화해, 지난 2025년 5월과 11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식약처로부터 OCT-598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
이어 지난달 국내 국내 의료기관에서 OCT-598의 안전성, 초기 효능 등을 평가하기 위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오스코텍은 향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OCT-598과 표준 화학항암제 ‘도세탁셀(docetaxel)’을 병용투여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기전을 확인할 계획이다.
임상에서 첫 환자 투여가 완료됨에 따라 원개발 기관인 화학연과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개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받게 됐고,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화학연과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연구역량과 오스코텍의 임상개발 역량이 합쳐져, 실제 기초 연구가 임상단계로 이어진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이번 성과를 주도한 한수봉 화학연 박사는 “OCT-598의 임상 안착은 화학연-카나프-오스코텍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협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특히 기업과의 긴밀한 연구 파트너십을 통해 국가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OCT-598은 기존 항암신약 후보물질과 차별화된 기전으로 작동하며, 항암제 치료 내성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항암 치료의 가장 어려운 점은 내성으로, 암세포가 스스로 진화하면서 내성을 획득하게 되면 치료 효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암세포는 종양미세환경(TME)에서 면역억제환경을 형성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OCT-598은 암세포가 면역공격을 피하는 통로 중 하나인 프로스타글란딘E2(PGE2)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동하고, 면역억제에 관여하는 PGE2 수용체 EP2와 EP4를 동시에 차단한다는 차별성이 있다. OCT-598을 통해 EP2/4를 저해하게 되면 암세포가 기존 치료에 내성을 획득하는 것을 늦출 것으로 기대된다.
동물시험에서 OCT-598 투여시 암이 완전히 사라지고(CR), 재발을 억제하는 항암 면역기억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항암 면역기억을 형성해 암 재발과 전이를 근본적으로 저해할 것으로 공동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암, 대장암 등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제와 병용투여하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긍정적인 데이터로 앞서가는 경쟁사인 오노파마슈티컬(Ono Pharmaceutical)은 지난해 위암 1차치료제 임상2상에서 EP4 저해제 ‘ONO-4578’ 병용요법이 표준요법(SoC) 대비 1차종결점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늘렸다고 발표했다. 오노는 해당 임상2상에서 HER2 음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ONO-4578과 PD-1 저해제 ‘옵디보’,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을, 표준요법인 옵디보 화학항암제 병용요법과 비교했다.
한 박사는 “신약개발은 실험실의 작은 단서에서 임상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듬고 검증하는 긴 시간의 싸움이다”며 “공공 연구기관의 성과가 연구실 밖의 현실적 장벽을 넘어 실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깊은 신뢰와 유기적인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오스코텍으로 이어진 이번 ‘이어달리기 연구’가 2025년 12월 국내 첫 환자 투여라는 결실을 맺은 것은 연구자로서 뜻깊다. 논문 속 데이터로 머물지 않고 환자에게 다가갈 실제 치료제로 거듭나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며 “임상은 또 다른 시작이겠지만, 이 연구가 항암 내성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와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