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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 알츠하이머 개발 2가지 전략..'다중기전·중말기 타깃'
입력 2017-03-27 08:44 수정 2017-03-27 10:53
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젬백스앤카엘(GemVax & KAEL)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텔로머라아제 유래 펩타이드인 GV1001의 다중기전 효과를 바탕으로 중증∙말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타깃하는 글로벌 임상에 도전한다.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 젬백스타워에서 글로벌 CRO기업인 파락셀(Paraxel)과 GV1001의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진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독일계 글로벌 의약품 제조업체 베터(Vetter)와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 계약을 맺은데 이어 CRO 계약까지 마친 것. 임상시험용 의약품 원료는 스위스의 론자(Lonza)에서 공급받는다. 젬백스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국내 임상 2상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텔로머라제 유래 펩타이드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지원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송형곤 젬백스 대표는 이날 체결식에서 "오는 10~11월 미국 FDA에 임상시험 승인 신청을 해 내년 초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오는 4월 2상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임상의 경우 GV1001(0.56mg, 1.12mg)을 매주 1회, 4주 동안 피하주사를 통해 주입한 후, 5개월 동안 2주에 한번 투여하는 프로토콜로 4개 기관에서 진행된다. 회사 관계자는 "1상을 통해 이미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환자 규모는 100여명을 염두해 두고있다"고 말했다.
◇젬백스 "내년 초 미국 임상 승인 기대"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약은 개발된 적이 없으며 시판된 3개의 약물들도 증상을 완화하고 병기진행을 늦추는 용도로만 쓰인다. 의료적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와 큰 시장 잠재성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에 도전했지만 2002년 이후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나멘다' 한 건으로 임상 실패율은 99.6%다.
글로벌 제약사의 계속되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이 계속 실패하는 이유는 정확한 발병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고 매우 복잡한 발병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임상은 환자 뇌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기전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임상에서 번번이 실패하고, 최근 일라이 릴리와 머크까지 임상 3상을 중단하자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송 대표는 “단일기전을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의 잇따른 실패한 이유라고 본다. GV1001의 다기능적인 효과(multi-functional effect)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라고 언급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2가지 전략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에서 두가지 전략을 세웠다.
첫째, 텔로머라아제 유래 펩타이드인 GV1001의 다중기전으로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젬백스는 GV1001의 다중기전 가능성을 바탕으로 면역항암제에서 전립선비대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양대 이규용, 고성호 연구팀은 실제 알츠하이머 동물모델에서 GV1001이 여러 작용기전을 통해 치료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된 세포사멸을 억제했으며 환자의 뇌조직에서 보이는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Aβ), 타우(Tau)의 응집이 감소했다. 또한 중요한 발병기전으로 알려진 세포산화 발생이 줄어들었고 망가진 인지행동이 개선되는 효과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중기전 효과와 관련한 논문이 2개 출판됐고 올해도 활발하게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둘째, 대부분 제약사가 초기치매 환자를 타깃한다면 젬백스는 중증∙말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겨냥한다. 알츠하이머 임상이 주로 초기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대비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정확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개 중증 이상의 환자로 의료적 미충족 수요가 특히 크다.
송 대표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이미 시작했고, 단계적인 절차를 통해 미국 임상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