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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테러' 탄저균 실시간 검출 가능한 기술 개발

입력 2017-08-07 10:53 수정 2017-08-07 10:53

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박용근 카이스트 교수, HT 현미경 이용해 수 초 내로 탄저균 구분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오 테러에 사용되는 미생물 가운데서도 탄저균은 가장 높은 치사율의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군에 속한다. 2000년대 들어 미국 등지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탄저균 테러 이후, 탄저균을 빠르게 검출하는 시스템 구축은 아주 중요한 문제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되는 생화학적 검출 방법에서는 분리, 정제, 염색 등 여러가지 실험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또한 박테리아 종들은 모양과 크기가 비슷해 일반 현미경을 통한 관찰로는 구분이 어렵다.

카이스트의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국방과학연구소,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 등과 함께 홀로그래피(HT) 현미경과 딥 러닝(Deep learning)을 적용, 탄저균을 신속하게 감별하는 연구를 진행했으며 지난 4일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박 교수가 개발한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은 낮은 출력의 레이저를 조사해서 레이저가 세포를 통과할 때 일어나는 굴절률을 수학/공학적으로 계산, 그 수치를 통해 살아있는 세포의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탄저균 분류를 위해 사용한 홀로그래픽 딥 러닝 시스템 개요. (제공: 박용근 교수)

▲탄저균 분류를 위해 사용한 홀로그래픽 딥 러닝 시스템 개요. (제공: 박용근 교수)

박 교수와 연구팀은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박테리아 종(species)이라도 내부 구성이 다르면 레이저 산란 패턴이 다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2015년 실시했던 연구에서는 사람이 파라미터(parameter)를 제공하는 머신-러닝(machine-learning)을 이용해서 분류를 시도했지만, 종 단위에서 명확한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박테리아의 이미지만 제공하고 인공지능이 분류하는 딥 러닝 방식을 사용했는데 종을 구분하는 기능이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딥 러닝을 적용해 종 구분에 유의미한 결과와, 더 나아가 비슷한 종의 박테리아 사이에서 독성 탄저균을 구분하는 결과까지 얻었다.

이번에 진행된 연구는 홀로그래피 현미경과 딥 러닝을 결합한 최초의 연구이며, 기술적으로 아무런 표지를 하지 않은 살아있는 세포를 3D 이미지 구현과 분석을 통해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용근 교수가 홀로그래피 현미경의 상업화를 위해 창업한 토모큐브(Tomocube)는 연구자 고객들이 만들어낸 세포, 박테리아 등의 데이터를 한 곳에 축적해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의 기술은 기존에 사용되는 실험법과 달리, 특별한 처리 과정 없이 세포 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실험자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 오차 등의 문제로 발생하는 실험의 재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구축한 라이브러리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질병과 위험을 세포 단위로 관찰함으로써 조기 진단(Early detection)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