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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IP전문매체 "툴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 확보 가능성"
입력 2016-08-22 08:27 수정 2016-08-24 16:18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CRISPR-CAS9)와 관련한 국제 특허 분쟁에서 국내 기업인 툴젠이 특허 일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분쟁에서 높은 지명도와 자본력을 가진 버클리와 MIT·하버드 두 그룹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크리스퍼의 핵심 기전을 규명한 툴젠 역시 결코 불리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럽의 생명과학 지적재산권 전문매체인 'LSIPR(Life Sciences Intellectual Property Review)'은 최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분쟁과 관련해 "툴젠의 특허는 처음으로 크리스퍼를 세포에서 사용해 유전자교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예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퍼는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효소인데 박테리아와 달리 동식물 및 인간의 세포는 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크리스퍼가 동식물의 세포에서 핵에 들어있는 유전체를 교정하기 위해서 Cas9 단백질이 핵에 들어갈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 때 단백질의 핵 이동에 연관되는 기능성 펩타이드를 'Nuclear Localization Signal(NLS)라고 한다. 툴젠은 NLS의 존재를 규명한 반면 앞서 특허를 신청한 버클리는 NLS 사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LSIPR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LSIPR은 "툴젠이 단백질을 핵으로 이동하도록 해주는 NLS가 연결된 Cas9 단백질에 대한 청구항을 확보할 수 있는 지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NLS가 연결된 Cas9은 동식물 및 인간세포에서의 효율적인 유전자 교정을 통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툴젠이 이를 확보한다면 크리스퍼 핵심 특허를 점유하게 되는 것이다.
LSIPR은 미국에서 특허권을 받은 MIT·하버드의 크리스퍼 특허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촉진 심사로 인해 앞서 출원한 버클리, 툴젠의 특허권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현재 결론이 나지 않은 유럽에서의 크리스퍼 특허는 이 부분이 고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의 경우 총 6개 그룹이 크리스퍼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한편 크리스퍼는 원하는 DNA를 자르고 새로운 DNA를 삽입할 수 있는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이다. 쉽고 간편하며 기술의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아 기초연구, 동·식물의 품종 개발, 질병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특허를 가장 먼저 출원한 것은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로 2012년 5월이다. 이후 툴젠(10월), 펭 장 MIT 교수 연구팀(10월)이 잇따라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MIT 연구팀이 미국 특허청의 ‘특별 리뷰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먼저 특허 승인을 받으면서 분쟁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