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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후성유전학과 국내외 기업들의 도전
입력 2017-02-01 07:21 수정 2017-02-16 20:38
바이오스펙테이터 박준범 기자
지난 2013년 5월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브라카유전자(BRCA)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수술을 받았다. 브라카유전자는 DNA손상시 다른 단백질과 반응해 손상된 이중나선 DNA를 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유전자에서 이상이 생기면 DNA수리 과정에 문제가 생기고 암 발생 원인이 된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브라카유전자는 유방암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췌장암, 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브라카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모든 여성이 유방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동일한 유전자라도 작동 양상이 달라지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전자에 메틸기와 아세틸기가 붙으면 그 유전자의 작동이 허용되거나 차단된다. 이는 생활습관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후성유전학이다.
◇후성유전학이란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자 DNA염기서열과 변이에 의한 표현형을 넘어 유전자의 제어시스템 즉 유전자의 발현 조절 기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DNA 정보는 2m 가량의 긴 줄 안에 있는데 이것이 세포 핵안의 2~4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2~4미터) 공간에 실뭉치처럼 꼬여서(Packing) 들어 있다. 얼마나 강하게 꼬여 있는가에 따라 DNA속 유전자는 발현될 수 있고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 느슨하게 꼬인 부분의 유전자는 쉽게 발현되지만, 너무 강하게 꼬여 있는 부분의 유전자는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