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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약시장 진출을 위한 ‘新규제개혁’ 핵심포인트
입력 2017-11-08 08:09 수정 2017-11-08 08:09
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최근 중국 보건당국이 해외 임상데이터를 신약허가신청(NDA)에 수용한다는 규제개혁을 단행했지만 해외 임상데이터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종간 차이에 따른 치료 효과의 민감성(sensitivity)이 다르지 않다는 데이터 일관성(consistency)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 소재 회사인 BeiGene의 웬디 얀(Wendy Yan)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은 지난 3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 글로벌협력센터와 미국약물정보학회(DIA) 주최로 열린 ‘KoNECT International Conference(KIC) Post-Conference Program’행사에서 “해외 임상데이터가 중국에 도입되면서 비롯되는 위험성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고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얀 수석부사장은 “다국가 임상시험(MRCT) 데이터 도입 후 신약허가 절차는 단축됐지만 데이터 일관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데이터 일관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명확히 하고, 중국인과 비중국인에 대한 데이터의 일관성을 증명하는 것은 향후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다”고 강조했다. 향후 중국당국은 다국가 임상시험과 관련해 추가 가이드라인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이 발표한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NDA 신청과정에서 다국가 임상시험(MRCT, Multi-Regional Clinical Trial) 데이터를 인정하면서 중국에서 따로 임상시험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예를 들어, 중국 외 지역에서 임상1상을 마친 후 중국에서 임상2상을 시행할 때 브릿지 임상시험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는 최근 중국의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에 관한 규제개혁의 세부내용과 이에 따라 신약개발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중국 규제개혁에서 바뀐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IND 승인절차 간소화 ▲해외 임상데이터 수용 ▲MAH 시범 프로그램 도입 ▲모든 병원에서 임상시험 가능 ▲선도 임상센터의 윤리위원회 리뷰 수용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 강화 ▲신약평가전문가 인력 보강 등 이다.
얀 수석부사장은 이러한 중국 규제개혁으로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혁신 신약개발자에게 큰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전반적인 신약개발 기간이 단축된다. 신약개발이 판매허가를 받기까지는 임상시험 승인신청(CTA/IND), 임상시험(CT), 신약허가신청(NDA)으로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중국정부는 임상시험 승인신청(IND)과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임상시험 효율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규제를 개편했다.
임상시험승인(IND) 절차부터 살펴보면 기존에는 지방식품의약품관리처(PFDA) IND filing, GLP/CMC 실사, 약품심사평가센터(CDE)의 기술적 심의, CFDA IND 승인, 윤리위원회(EC) 검토 순서로 진행됐다면, 새 규제에 따라 바뀐 절차는 '윤리위원회(EC)의 pre-IND 미팅 → CFDA IND filing → CDE 리뷰 및 승인' 세 단계로 대폭 간소화됐다.
얀 수석부사장은 “기존에는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데 약 1~1.5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임상시험 신청 후 60일 이내 응답을 받게 된다. IND filing을 담당하는 주체가 지방식품의약품관리처(PFDA)에서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 변경됐다. 이는 임상시험 승인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윤리위원회 검토와 IND 승인 순서가 변경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임상시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pre-IND 미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폰서가 IND 신청 전에 우려사항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문제를 해결한 후 IND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임상시험승인 가속화를 위해 일부 규제는 철폐되고 관련 전문가는 더 보강됐다. 그는 “CMC(화학·제조·품질관리)와 GLP(우수실험실운영기준) 실사는 더 이상 의무사항이 아니다. 특별한 이유나 필요시에만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면서 “약품심사평가센터(CDE)의 심의관들도 2016년 150여명에서 현재 70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내년에는 1000명이 넘는 심의관이 근무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IND 승인절차 메커니즘을 변경하면서 전체적인 절차가 간소화돼 임상시험 가속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는 임상시험 승인절차가 단축되면서 임상시험 효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CFDA로부터 임상시설인 GCP(Good Clinical Practice) 인증기관에서만 임상시험을 할 수 있었다면 이제 모든 병원이 임상시험 사이트(site)가 될 수 있다. 선도 임상기관의 윤리위원회(EC)의 승인내용은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수용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얀 SVP는 “규제 변화로 임상시험 효율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의사에게도 임상시험을 시행하도록 장려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중국내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도 개편됐다. 임상시험신청(IND) 규제와 같이 GCP, GLP, CMC 인증을 의무실사가 아닌 필요시에만 실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NDA 승인여부도 PFDA에서 CFDA가 담당하게 된다. 특히 NDA 우선심사권과 조건부허가 제도를 도입하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충족의학수요가 필요한 곳에서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국당국의 방침이다.
얀 수석부사장은 “바뀐 규제는 신약개발 동안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위험성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re-IND, 임상1상 후, 임상2상 후, pre-NDA 등 각 단계마다 규제당국과의 공식적인 미팅이 도입돼 제약사가 신약개발과정에서 일어나는 우려사항을 사전에 해결해 NDA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MAH 제도도 주목했다. 마케팅허가보유자(MAH, Market Authorisation Holder) 시범 프로그램은 마케팅 허가와 제조 허가를 완전히 분리한 것으로 중국 내 제조시설이 없어도 마케팅허가보유자가 신약허가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IND 승인을 받기 위해 중국내 자체 제조시설을 보유해야했지만 MAH 시범 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위탁생산전문업체(CMO)를 이용할 수 있다. 큰 비용이 드는 제조설비에 투자해야하는 제약사의 리스크가 줄어든 셈이다.
얀 수석부사장은 중국 규제개혁에 따라 신약개발자가 해결해야할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약사, 윤리위원회, 규제당국 간 연계구축에 아직 어려움이 많다. 제약사들은 새로운 규제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한다. 향후 중국에 많은 혁신신약이 허가됨에 따라 EC와 IRB와 같은 윤리위원회에서 신약 관리를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해외 임상 데이터와 조건부임상 승인이 중국에 도입되면서 비롯되는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도 고민해야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