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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이 말하는 '바이오시밀러가 바꾸는 세상'
입력 2018-06-28 07:20 수정 2018-06-28 07:27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시밀러는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46개가 허가됐습니다. 이들 바이오시밀러는 2020년이 되면 미국과 유럽에서만 100조원의 의약품 가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 1700조에 달하는 병원 처방약 시장에서 15% 비중인 바이오시밀러가 약값을 30%씩만 줄이면 전세계 약값의 4.5%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국내 대중앞에 섰다.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18’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것. 바이오시밀러 확산을 위해 유럽,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던 중 귀국한 그는 '바이오시밀러가 바꾸는 세상, 헬스케어산업의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서 회장은 먼저 "(바이오헬스케어 종사자는) 장수가 재앙이 안되도록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고령화에 따라 세계 각국의 보건의료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정부의 재정부담,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양극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유방암을 예로 들었다. "유방암은 1~2기 때는 65%는 수술 없이 완치된다. 셀트리온이 파는 약(허쥬마)을 6번 주사하면 되는데 약 5000만원이 된다. 하지만 전세계 75억명의 인구 중 이러한 고가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인구는 10억명이 안된다. OECD 국가 포함여부에 따라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달라지는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모두 안된다', '불가능하다'는 비관론 속에서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최근 시장점유율 52%를 달성하면서 약값을 30% 낮췄다. 서 회장은 "이 과정에서 유럽에서 환자가 15%가 늘었는데 이는 잘사는 유럽에서도 약값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의 확산이 전세계 의료양극화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의 위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결과를 이어받아 더 싸게 보급하는데 전세계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나라"라면서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의 재정 부담을 줄여주고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의약품 관련 규제는 완화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해 WHO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사회공헌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서 회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건강관리 비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건강관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피곤하지 않다"면서 "(헬스케어산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 지 보람된 일인지를 되돌아보고 열심히 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