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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 "피부암 진단 AI 개발..민감도 10%p↑"

입력 2020-03-09 12:00 수정 2020-03-09 12:02

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나정임 교수팀, 합성곱 신경망(CNN) 통해 22만장 피부병변 학습..의사+AI 피부암 진단 민감도 77.4→86.8% 상승..134개 피부질환 분류 가능..'modelderm.com'에 프로그램 공개

국내 연구진이 134개의 피부질환을 분류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내놨다. 특히 의료진이 이 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해 피부암을 진단할 경우 민감도가 10%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나정임 피부과 교수 연구팀의 피부질환 진단 인공지능(AI) 연구결과가 최근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ID(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논문명 : Augment Intelligence Dermatology : Deep Neural Networks Empower Medical Professionals in Diagnosing Skin Cancer and Predicting Treatment Options for 134 Skin Disorders).

이번 연구에는 나 교수를 비롯해 한승석 아이피부과 원장,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교수(피부과), 박일우 전남대병원 교수(영상의학과)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특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22만장에 달하는 아시아인 및 서양인의 피부병변 사진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은 피부과 전문의에는 못미치지만 레지던트와 동등한 수준으로 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항생제 처방 같은 일차적 치료 방법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134개의 피부질환을 분류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피부암 진단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피부과 레지던트 26명과 전문의 21명이 3501개의 사진 데이터를 진단한 결과, 단독으로 진단했을 때의 민감도는 77.4%였으나 AI의 도움을 받아 판독했을 때는 86.8%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77.4±10.7%→86.8±8.7% (P<0.0001)]

특이도 역시 92.9%에서 93.9%로 1%포인트 증가했다.[92.9±2.4%→93.9±2.3% (P<0.0001)]

또한 비의료인 23명을 대상으로 피부암을 감별하게 해본 결과, 처음에는 민감도가 47.6%에 불과했지만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는 87.5%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47.6±33.1%→87.5±17.2%(P<0.0001])

이번 연구에서 의사, AI, AI의 도움을 받은 의사 중 AI의 보조를 받은 의사가 가장 진단 능력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이 AI의 조력을 받는 것이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나정임 교수는 “AI의 정확성은 사진의 초점, 구도 등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인간의 지성이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적으로 의료진은 AI의 도움을 받아 피부질환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의료계에서 AI와 의사는 서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의사의 진단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 교수는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알고리즘이 상용화된다면 일반인들이 특별한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피부암을 검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피부과에 조기에 내원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고 전했다.

나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테스트해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http://modelderm.com에 공개됐다. 연구 목적으로 공개된 프로그램이며 사진만으로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검버섯으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을 AI가 진단한 결과(왼쪽부터). 아토피피부염으로 오진하기 쉬운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포진상 습진(Eczema herpeticum)을 AI가 진단한 결과. http://modelderm.com

▲검버섯으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을 AI가 진단한 결과(왼쪽부터). 아토피피부염으로 오진하기 쉬운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포진상 습진(Eczema herpeticum)을 AI가 진단한 결과. http://modelderm.com